독서가 내게 가져다 준 것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배민서비스개발팀에서 백엔드 개발을 하고 있는 김다인입니다.
여러분은 책 읽는 것 좋아하시나요?
저는 어렸을 적에는 나름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만 다른 재밌는 것들을 많이 알게되서일까요, 어느샌가부터 공부를 위한 목적 이외에는 책을 펴지 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느낌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랬던 제가 우연한 계기로 다시 책을 읽게 되었고 이를 통해 놀랍게도 한 사람으로서, 또 한명의 개발자로서 많은 성장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어서, 그동안 읽은 책들 중 몇가지를 소개하며 독서가 저에게 가져다 준 것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1. 사장의 마음
어느 날 개발서적을 사기 위해 서점을 들렸다가 이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요식업계 사장님들과 깊은 연을 맺고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사장님들의 마음을 좀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작은 책임감과 호기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회사에서 구성원들에게 읽어보고 싶은 책이라면 얼마든지 구매할 수 있도록 도서 구매비용을 지원해주고 있기 때문에! 마음의 어려움 없이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날 산 이 책은 책장에 박제된 이후로 오랜 시간 나오지 못했습니다. 개발서적은 일이나 스터디 등을 하면서 볼 기회들이 생기기 마련인데, 개발과 관련없는 책들은 작정하지 않는 한 읽을 일이 없더라구요. 서점에서 느꼈던 의욕은 어디로 갔던 것일까요… 몇 번 그렇게 사놓고 읽지 않는 것을 반복하고 나니 어차피 읽지 않을 거, 책을 잘 사지 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9개월이 지난 2020년의 어느 날, 이 책이 문득 읽고 싶어졌고, 그래서 읽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잘 읽어지더라구요. 마침 이 책이 3~4 페이지의 짧은 분량의 글들을 한 책으로 모아놓은 형식이어서 다른 책들보다 읽기 더 편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어느샌가 이 책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깊이 느꼈던 것은 ‘공감’이었습니다. 저자인 김일도님께서 처음으로 가게를 연 때부터 시작해서 겪었던 많은 시행착오들, 때로는 부끄러웠던 이야기, 또 스스로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던 이야기들이 그분만의 것이 아니라 나와 우리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멋진 식당을 만들어가고자 고군분투하는 것이 멋진 서비스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우리의 이야기와 다르지 않았고, 또 스스로 더욱 성장하고자 힘쓰기도 하고 고민하기도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모습이었습니다.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 있는 어느 사장님의 이야기임에도, 이 분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많은 울림이 되었고 또 공감이 되었습니다. (배민아카데미에서 세미나도 하시던데 김일도님께 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ㅎㅎ)
또 책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경험한 것이 있었는데, ‘깊이 생각하기’였습니다. 이전까지는 특정한 환경이나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면 스스로에 대해서나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서나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책을 읽으면서 강제로 깊이 생각하기가 발동되었다고 해야할까요? 바쁘거나 피곤한 시간을 보내고 있더라도 책을 읽는 그 순간에는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고 미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2. 다시, 책으로
사실 첫번째 책과 함께 책장에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책이 한 권 더 있었으니, 바로 『다시 책으로』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독서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구매했지만 집에 온 이후로 전혀 펼쳐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계획은 금세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앞선 경험을 한 9개월 뒤의 저는 전혀 다른 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사장의 마음’을 읽으면서 경험한 것들을 앞으로도 계속 이어가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 더 깊은 동기부여를 스스로에게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책의 중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제목(원제: “Readers, Come Home!”) 그대로입니다.
- 글을 읽는 능력은 후천적인 것이다.
- 자주 접하는 매체에 따라 우리 신경회로는 그것에 맞게 변형되어간다. (뇌의 신경가소성)
- 깊이 읽기를 어렵게 하는 디지털 매체에 수없이 노출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서 ‘깊이 읽기 회로’가 점점 쇠퇴해가고 있다.
- 훑어보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글을 천천히 읽으면서 세부적인 내용을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 인터넷 신조어 tl;dr (= too long; didn’t read)
- 이는 읽기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다. 복합적인 의사결정, 무언가에서 통찰을 얻는 것, 그리고 공감하는 능력의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
- 디지털 시대를 거스를 수는 없지만 독서를 잃어버리지 말자. 깊이 읽기 능력을 보존해가자.
읽으면서 저의 이야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샌가부터 영상이나 짧은 글들에 익숙해져서 긴 글을 보면 일단 거부감부터 드는 것을 많이 느꼈고, 글을 읽는데 무슨 내용인지 파악이 잘 안되어서 문장을 다시 읽었던 적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개발할 때 기술문서를 읽고 이해하는 것에 있어서도 장애가 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읽으면서, 독서가 저에게 단순히 도움을 주는 차원을 넘어서 읽기 능력을 포함한 많은 것들의 회복, 그리고 저의 개발 능력의 증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계획했던 대로 더 큰 동기부여를 받고 독서를 이어가게 됩니다. 언젠가 책 읽는 게 습관이 되어갈 즈음 기술문서를 읽는데 잘 읽혀서 안도감을 느꼈던 기억이 나네요.
참고로 이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 좀 두껍고 문장이 어려운 것들이 꽤 있어서 몇 챕터 읽고 나서는 책갈피를 껴두고 다른 책들을 동시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독서를 다시 시작하는 시기에는 어떤 한 책을 완독하는 것보다 책을 지속적으로 읽어가는 습관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경우 스스로에게 다시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납득시킬 수 있는 분량 정도만 읽는 것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저도 수개월에 걸쳐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관련 없는 이야기지만 책 표지 질감이 무척 좋습니다.ㅎㅎ
3. JOBS ARCHITECT 건축가: 빛과 선으로 삶을 그리는 사람 | 마케터의 일 | 디자인의 디자인
마케터의 일은 우리 회사 장인성 상무님이 쓰신 책입니다. 표지 캐릭터가 무척 귀엽죠?
건축가, 마케터, 디자이너 등등 저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들을 구매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다 읽은 건 『JOBS 건축가』입니다. 매거진B(우리 회사와 협업해서 매거진F를 발행하고 있는 그곳입니다) 에디터들이 이 시대의 건축가들과 나눈 이야기를 모은 일종의 인터뷰집인데요, 챕터가 잘게 나누어져 있어 읽기 매우 편합니다. 책도 작고 가벼워서 식사할 때 한 손에 들고 보거나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아무 때나 편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건축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기대했는데, 읽다보니 결국에는 제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 수렴하게 되더라구요. 『사장의 마음』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폭넓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 내용 중에 한 답변을 소개해보고 싶은데요.
디자인할 때는 어떤 대상을 최대한 정면에서 바라보고 꾸밈없이 인식하는 것부터 시작하려 합니다 … 잠시만 한눈팔아도 금방 불순물이 섞여버려요. 트렌드나 눈에 띄고 싶은 마음 같은 것들이요.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지나치면 오히려 그것이 함정이 되어 사용하기 힘든 물건이 되기도 해요…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록 이것도 저것도 하고 싶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에게 물어봐요. “진심이야? 이게 정말 필요해?”라고요.
매거진 B 편집부, 『JOBS ARCHITECT 건축가: 빛과 선으로 삶을 그리는 사람』, REFERENCE by B(2020), p181.
건축이나 디자인의 개념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에서도 많이 사용되어서 그런 걸까요?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의 통찰이지만 제 일과 삶에도 충분히 교훈 삼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마케터의 일』의 경우에는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분의 이야기여서 그런지 더 피부에 와닿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상 깊었던 부분을 여기서도 소개해보자면…
안 되는 이유를 말하기는 참 쉽습니다. 게다가 안 되는 이유는 엄청 많아요… 더 아는 사람, 고민 많이 한 사람처럼 보이고 똑똑해 보이고, 멋져 보이기도 할 거에요… 그런데 이게 정말 똑똑하고 멋진 것 맞나요? 사실은 두렵고, 안하고 싶은 것 아닐까요? 책임지기 싫고, 일을 실현하려는 마음이 없는 것 아닐까요? 실현시키고 싶은 일이 있으면 되는 방법을 찾고, 방법이 보이지 않으면 새로 만들어서라도 되게 합니다. 재미있는 게, ‘이거 해보고 싶다, 되도록 해보자’ 하고 덤비면 되는 방법이 정말 나오기도 한다는 거죠. 되는 방법부터 찾고, 안 될 이유들은 고치고 개선하면 됩니다.
장인성, 『마케터의 일』, 북스톤(2018), p.121-123
안 되는 이유부터 말할 것인가, 아니면 어떻게든 되게 해볼 것인가? 읽을 때도 많이 반성했는데 지금도 다시 반성하게 되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힘을 많이 얻은 글귀도 있었는데요,
작고 사소한 것, 그런데 어쩐지 마음이 쓰이고 좋아하는 것들로 시작해보세요. 저절로 될 때까지 두지 말고, 일부러 좀 더 가본다는 느낌으로. 마음을 기울여서, 그 마음이 조금 쏟아지게 만들어보세요. 그렇게 시작합니다. 사소한 것에 일부러 좀 더 마음을 쏟아보세요. 나중에 ‘그게 시작이었다’고 추억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장인성, 『마케터의 일』, 북스톤(2018), p.36
이 부분을 읽고나서 그동안 생각만 했던 것들 중에서 몇가지를 실제로 실행해봤습니다. 앞으로는 해보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서 좀만 더 마음을 기울여보자, 한발짝만 더 내딛어 보자 하고 다짐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기회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기회에 제가 가까이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후 실천으로 옮기는 그 과정은 용기가 필요했지만 무척 즐거웠고, 또 제 삶에서 새로운 기회와 통찰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계속 그렇게 해보려고 합니다.
『디자인의 디자인』은 사실 머릿말 이후로 더이상 읽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나름 예술적 소양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같은 한국말인데 이렇게 난해할 수가 있을까요? 얼마 읽진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다른 직군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때론 읽지 않은 책이 있어도 괜찮다…는 걸 여러분과 나누어보고 싶어서 소개합니다. 그래도 이책도 언젠가 다시 돌아와 이어서 읽게될 때가 오지 않을까요?
4. 소프트웨어 장인
『소프트웨어 장인』의 경우 예전 같았으면 별로 손이 안 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흥미가 있는 내용일지라도 커리어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책을 읽는 경우에는 이를 공부로 대하게 되는 면이 있었거든요. 공부를 어떤 압력 없이 자발적으로 하는 경우는 주로 그게 본업이 아닌 경우이지 않나 싶습니다. 시험기간에 시험공부 외에 모든 게 다 재밌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요.ㅎㅎ
그런데 책 읽기에 재미를 들이니 이 부분이 많이 해소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읽는 게 공부로 여겨지지 않았고, 그저 이전까지 다른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많은 배움을 얻었던 것과 동일하게 이번에도 저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를 돌아보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작은 관점의 변화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이 책 안에 담긴 좋은 내용들을 그냥 지나치는가, 아니면 내 것으로 만드는가의 큰 차이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수준 높은 개발을 하는 더 나은 개발자들이 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에 대한 ‘소프트웨어 장인정신’을 이야기합니다. 개발자로서의 프로페셔널한 것은 어떤 것인지와 관련하여 자부심, 겸손함, 책임감, 협업, 실용주의 등 넓은 범위의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장인정신을 가진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프로’, ‘장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크고 성숙한 커뮤니티와 정신을 가진, 그래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서로 공유하면서 성장해가는 이 직군에서 함께 성장해간다는 것 자체가 참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이 업계의 사람들이 서로 공유하고 만들어내는 것들로부터 배우는 지혜와 태도들은 소프트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정말 쓸모있고 가치있는 것들이라고 많이 느낍니다.
5.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SNS를 보다가 우연히 눈에 들어왔는데, ‘전문화’와 ‘제너럴리스트’라는 키워드를 보고 꼭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이 사회에서 자신의 일을 반복적으로 훈련해나가면서 점점 더 협소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요구받는 것 같습니다. 이른 나이부터 자신의 삶의 목표와 장래희망을 정하도록 요구받고, 그런 목표가 없는 사람들은 무언가 열등한 것처럼 비춰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성취를 이룬 사람들 중에는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스페셜리스트’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쳐 폭넓은 관심과 경험을 쌓아온 ‘제너럴리스트’도 많이 있음을 지적합니다. 그리고 이런 제너럴리스트가 함께 활약할 수 있는 이유를 나름의 근거들과 함께 제시합니다.
이런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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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에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것을 남들보다 일찍 배우는 것은 초기에는 그것이 탁월한 성취인 것처럼 보이나 장기적으로는 그것이 뛰어남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자신의 적성과 관심을 폭넓게 탐사하는 기간을 가지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성취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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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 관해 배우는 것이 교육의 더 중요한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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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분야만 파고들 때에는 나올 수 없는 깨달음이 폭넓은 관심사를 통해 얻는 일이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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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세계(도전 과제가 명확하지 않고 엄정한 규칙도 없는 이 세계를 의미)가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개념들을 연관 지어서 다양한 맥락에 두루 쓸 수 있는 개념 추론 능력이다… 도전 과제의 범위가 한정되고 반복되는 것일수록, 그것은 자동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반면에 어느 한 문제나 영역에서 얻은 개념 지식을 전혀 다른 새 영역에 응용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엄청난 보상이 따를 것이다.” - 데이비드 엡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열린 책들(2020),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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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으로 전문화를 낳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폭넓음의 등대들이 있다… <어떤 도구도 전능하지 않다. “모든” 문을 여는 마스터키 같은 것은 결코 없다.> 그들은 어느 한 가지 도구를 휘두르기보다는, 전체 도구 보관소를 지키고 도구를 더 모으는 일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초전문화 세계에서 레인지의 힘을 보여준다.” - 데이비드 엡스타인, 『늦깎이 천재들의 비밀』, 열린 책들(2020), p374.
어디서 ‘경력은 사다리가 아니라 정글짐이다.’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 함께 떠오릅니다. 각자에게 한가지 수직적인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것으로부터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도 하고, 쓸모없어 보였던 경험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의 큰 영감이 된다는 것에 크게 동의했습니다. 읽고 나서 제가 가지고 있고 더 발전시켜야 할 저만의 퍼즐조각들은 무엇일까 더 돌아보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들을 전부 모아서 저만이 잘 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또 이런 생각은 외부에서 요구하는 특정한 프레임에 맞춰서 나 스스로를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관심사, 재능, 모든 것 하나하나가 귀한 것이고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나는 이 세상에서 유일한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면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것에 더욱 즐거움과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개발서적을 사러간 김에 한 두권 구매하기 시작한 책들이 어느 순간부터 읽히기 시작하고 저에게 기대했던 것 이상의 유익을 안겨주었습니다.
하나의 간증같은 이야기 같기도 한데요, 아직 독서가 자연스럽지 않은 분들에게는 좋은 동기부여가 되어드리고 싶고 독서에 이미 익숙하신 분들에게는 좋은 추천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장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는 우리인만큼, 독서와 관련된 저의 일종의 성장일기가 여러분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길 바라며, 또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책 표지 출처: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