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이원미입니다.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 2기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레벨 3 기간 동안 우테코 크루들은 실제 현장을 더 밀접하게 경험하기 위해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요. 서비스를 실제로 만들어보면서 크루들 각자 느낀 바가 달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이번 글쓰기는 레벨 3 활동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팀 프로젝트가 나에게 남긴 것”을 주제로 작성하였습니다. 각 팀들은 매주 팀 회고의 과정을 거치고 있기에 프로젝트에 대한 회고가 아닌, 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자신’을 돌아보는 글을 쓸 수 있도록 가이드 하였고, 그에 따라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남겨주었다고 하는데요!

크루들이 각자의 팀 안에서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임했고 이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지 한 번 확인해볼까요?

바쁜 와중에도 좋은 글을 써 준 크루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우테코 프로젝트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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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개수를 이용한 핫 플레이스 지도 시각화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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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김현우)의 글

이번 생엔 처음이라

프로젝트 내내 팀원들과 많이 부딪혔다.
팀 프로젝트에 대한 이상향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한 곳을 바라보고, 모두가 서로의 코드를 이해하는. 말 그대로 한 몸 같은 팀을 바랬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생각보다 차이가 컸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각자 속뜻이 달라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른 곳을 보고 있었던 때가 많았다. 모든 팀원의 코드를 리뷰하려다 보니 개발에 속도가 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급기야 나중에는 종일 리뷰만 한 날도 있었다.

그런 데다가 반대를 많이 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확실한 이유가 없다면 정말 해야 하는 거냐고 반문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도, 새로운 기능의 추가도, 모두 이유가 필요했다. 리뷰하던 코드가 납득되지 않는다면 절대로 approve하지 않았다. 작성한 팀원에게 찾아가 왜 이렇게 짰는지, 더 좋은 방법은 없었는지 물어본 적이 많았다. 모두가 납득하고 이해해야 비로소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내가 팀의 발목을 잡는 건 아닐까?’

나는 반대를 할게요

그러던 중 브라운과 면담을 했다. 스스로가 팀에 반대되는 의견만 내서 발목을 잡는 건 아닐까 하는 속마음을 브라운에게 털어놓았다. 그때 브라운이 해준 말이 참 좋았다.

“차라리 반대하겠다고 미리 말을 해라.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 모두 같은 시각을 가진다면 함께 팀을 할 이유가 없다. 팀에서 반대를 담당해라.”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팀은 하나일 수 없었다. 하나가 될 팀이라면 한 명이 정하고 나머지는 따르기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 테다. 팀은 각기 다른 사람들이 의견을 내고 더 좋은 방안을 찾아낼 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다. 마침 그날이 주 단위 회고하는 날이어서, 팀원들에게 말했다.

“나는 앞으로 이유 없는 의견에는 반대할 거예요. 절 설득시켜 주세요.”

물론 무작정 반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새 기술을 적용할 때 이유가 필요한 것처럼, 반대에도 분명한 이유가 필요하다. 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 이유가 없다며 막는 것도 좋지 않다. 당장은 납득하지 못했더라도 상대방에게는 확고한 이유가 있다면 인정하는 유연성도 필요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언제든지 다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아직 가끔은 ‘너무 떼썼나?’ 싶을 때가 있다. 뭐든지 적정선이 중요하다. 이렇게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언제 있겠는가. 이번 팀 프로젝트 덕분에 연습이 되고 있다. 점점 나아질 것이다.

5000만원짜리 회고

원래 3차 데모가 있었어야 하는 날, 안타까운 일로 루터에 도착하자마자 돌아가야 했다. 팀원들과 함께 어떻게 할지 정하다가 한 팀원의 자취방이 가까워 그리로 향했다. 각자 이리저리 누워서 개발하고, 함께 점심도 먹었다. 금요일은 원래 주 단위 회고를 하는 날이다. 그날은 프로젝트가 아닌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는 제안이 있었다.

한 팀원에 대해 돌아가며 나머지 팀원들이 이야기했다. 자취방이라는 프라이빗한 분위기 덕분일지도 모르지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의견을 잘 내주어 고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로 인해 서로가 의견을 많이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는 말을 덧붙여 줬다. 역할이 없는 것 같아 고민했는데, 팀에 기여를 했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자기주장이 강한데도 타당한 이유에는 설득되고 인정하는 게 빠르다고 해줬다. 신경 써서 노력했던 점을 인정받았다.
물어보는 질문에 이해될 때까지 열정적으로 설명한다고 말해줬다. 사실 가끔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게 답답해서 열심히 알려주는 건데. 좋게 봐줘서 좋았다.
때로는 너무 꼼꼼해서 이해가 안 된다고도 해줬다. 뭐든지 정도를 지키는 건 어렵다. 노력해야 할 부분이 늘었다.

남에게 나를 보여줄 기회는 어떻게든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 피드백을 듣는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솔직한 피드백은 우테코를 벗어나면 평생 얻을 수 없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팀에서는 모든 회의를 노션에 정리한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그날의 회고에는 이런 제목이 붙어있다.

우테코 덕분에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팀 프로젝트 덕분에 그 사람들을 더 잘 알게 되었다.

그래서 뭘 얻었는데?

진부할지 모르지만, 좋은 경험을 얻었다.

프로젝트 일부만이 아니라 전 과정에 참여할 기회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덕분에 시야가 확 트인 기분이 든다.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도 배웠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에게 맞는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많은 것을 얻었다. 그 중 무엇보다 값지다 생각하는 건,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혼자서는 종종 생각해봤지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해본 적이 없었다. 사람들과 교류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나라는 사람을 더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었다.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굽힐 때는 굽히는, 쉽게 흥분하지만 상냥할 때는 상냥한, 책임감이 강한, 조금은 심할 정도로 꼼꼼한, 변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지금 그려진 내가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다. 좋은 것들은 더 좋게, 줄여야 할 것들은 줄여가며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링(진소린)의 글

셀러리 컴퍼니 팀원 또링

당신은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셀러리 서비스를 개발 중인 셀러리 컴퍼니의 또링입니다. 직책은 따로 없고, 개발자 1 혹은 팀원 1로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습니다.

왜 가지마켓, 아니 셀러리를 선택했어요?

레벨2 마지막 주쯤으로 거슬러 올라가 볼게요. 그때 생각만 하면 아직도 고민이 되네요. 그 당시 저는 아이디어 10개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했어요. 선택 기준은 “정말 서비스로 만들 만한 아이디어인가?”였어요.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느낀 건데 아이디어가 재미없고 매력이 없으면 의욕이 잘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이유로 순위를 정했고, 그 결과 셀러리의 팀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팀이 결성되었을 때 어떤 기분이었어요?

아이디어만큼 가장 중요한 게 팀원들이었기 때문에 팀 발표날까지 정말 기다렸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기다렸던 팀이 발표되었는데 그때 딱 든 감정은 안도감 반 지루함 반이었어요. 사실 우테코를 진행하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는 데요, 그때 같이 했던 팀원 2명이 또 같은 팀이 되었거든요. 그뿐이에요? 팀원 4명 중 3명과는 페어 경험도 있었어요. 그래요, 솔직히 신선하지 않았어요. 새로운 사람들과 팀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그래도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안도감과 재미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어떤 다짐을 했고, 잘 이루어지고 있나요?

음…. 많은 다짐을 했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책임감 있게 내가 맡은 일을 해내자 인 것 같아요.

이 질문에 대해선 명쾌하게 “그렇다”라는 답을 못하겠네요. 제가 맡은 이슈들을 해결하긴 했는데, 기간을 못 지켰거든요. 특히 셀러리 컴퍼니 팀 문화 중 PR 요청은 해당 주차의 목요일 자정까지 완료한다. 라는 항목이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이슈를 금요일이 지나서야 완료했죠.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 생각을 해봤어요.

“일정 산출을 잘못했나?” , “내가 책임감이 없나?”

결론은 둘 다인 것 같아요. 마냥 책임감이 없다고 하기에는 주어진 근무시간 내에서 최선을 다했고, 못 끝낸 이슈가 있으면 근무 시간 외에도 끝내보려고 노력했거든요. 또, 그렇다고 마냥 일정 산출을 잘못했다고 하기에는…. 아마도 밤을 새웠다면 지킬 수 있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이제는 둘 다 잘해보려고요. 아무리 많은 이슈를 끝내고 싶더라도 욕심부려 일정을 빡빡하게 잡지 않을 것이고, 스스로 벌칙을 걸어서라도 약속한 날짜까지는 꼭 구현을 완료할 거예요! (사실 최종 데모가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저의 이런 다짐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이전 팀 프로젝트들과 달랐던 점이 있나요?

그동안 학교 수업을 통틀어 12번 정도의 팀 프로젝트를 해왔는데요, 그중 4번 빼고는 다 팀장을 맡았었어요.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자기 파트 아닌데도 거슬리면 더 고생해서 보완하는, 전형적인 완벽주의자 타입이요. 딱 그랬어요. 그래서 사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팀장을 하고 싶었어요. 근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리더로서의 칭찬 말고 팔로워로서의 칭찬을 들어봤던가?”, “나는 팀원일 때 어떻게 행동했더라? 그리고 남이 날 어떻게 평가했더라?”

맞아요. “아, 팀에는 리더만 존재하는 게 아닌데…. 나는 지금 팀원으로서의 경험도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이끄는 사람보다는 따르는 사람이 되어야지”하고 생각했어요.

우선 스스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봤어요.

  1. 팀장을 믿자
  2. 너무 나서지 말자
  3. 어느 정도 주장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원활한 진행을 위해 주장을 굽히자.

그래서 잘하고 있느냐고요? 네, 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기능명세서, 클래스 다이어그램, 시스템 아키텍처, 화면설계도, 간트 차트와 같은 것들을 미리 작성해 놓는 편이었어요. 그래야 일정 산출도 쉽고, 각 팀원이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당연히 그런 것들을 하고 개발에 들어가야지 했는데, 팀원들이 아직 필요성을 모르겠대요. 지금 단계에서 필요한 게 맞느냐고 오히려 되묻더라고요. 그 순간 혼자서 엄청난 고민을 했어요.

“필요할 때 하면 되잖아.” vs “당연히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도저히 답을 못 내리겠는 거예요. 그래서 그냥 팀장과 팀원들을 믿기로 했어요. 만약, 그 길이 틀리더라도 다시 돌아와서 작성하면 되는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진행하다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에 필요한 것들을 작성해 나갔어요. 굉장히 색다르더라고요. 제가 옳다고만 생각했고 항상 주장했던 것을 팀원들을 믿고 내려놓으니 또 다른 시야를 가지고 팀 프로젝트를 해나갈 수 있었어요.

나중에 팀장이 말해주더라고요.

네가 하던 방식을 버리기 쉽지 않았을 텐데, 의견 잘 따라줘서 고맙다

그렇게 주장하고 이끌고 결론짓고 방향을 찾아가던 나에게서 따르는 나로 변한 것이 가장 달라졌던 점이죠.

이견 조율은 어떻게 했어요?

제 의견이 다른 팀원의 의견과 엇갈린 경우에는요,

제 의견을 주장하다가 도저히 진전이 없으면 그냥 상대의 의견을 수용했어요. 포기라면 포기지만, 지쳐서 상대의 의견을 수용한 것보다는 팀원이 저렇게나 주장하는데 한번 믿어보자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노션에 간단히 메모했어요. 나는 이러한 이유로 A를 주장했고 팀원은 이러한 이유로 B를 주장했다. 라고요.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문제가 생긴다거나 다시 제 의견을 주장할 일이 생기면 메모를 바탕으로 다시 설득을 해요. 이런 식으로 이견을 조율해 나가니 서로 언쟁이 높아지거나, 시간이 한없이 지체되거나 하는 일이 잘 없더라고요.

팀원 간의 의견 충돌이 발생한 경우에는요,

가만히 얘기를 듣다가 서로 설득시키기 위한 같은 말이 반복되는 순간, 잠깐 흐름을 끊고 정리를 해요. “A는 이러한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하는 거고, B는 이러한 이유로 이런 선택을 한다는 거네?”와 같은 정리 말이에요. 그렇게 정리를 한 번 하고 나머지 팀원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해요. 서로 생각을 환기할 수 있도록 초점을 다른 곳으로 잠깐 돌리는 거죠. 그렇게 하면 절충안이 나온다든가 다수의 의견이 한곳으로 모이기도 해요. 이런 식으로 이견을 조율해왔었네요.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안타까운 일은 무엇이었나요?

선택과 집중의 실패

가을이 다가오면서 하반기 채용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우테코가 끝나면 취직을 해야 했기에 프로젝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었어요. 자기소개서도 써야 하고 포트폴리오도 만들어야 하고 코딩테스트, CS 공부, 면접 준비 등 할 게 정말 많잖아요. 그런데도 저는 욕심을 부려서 프로젝트도 잘하고 싶고 취업도 하고 싶었어요. 사실 1순위를 팀 프로젝트로 두고 시간을 쏟긴 했지만 머릿속에는 취업 생각이 둥둥 떠다녔어요. 그렇게 갈피를 못 잡은 채로 시간을 보내다가 얼마 전 포수타에서 답을 얻었죠.

“취업과 프로젝트 둘 다 하려니 둘 다 놓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딱 제 얘기였어요.

포비는 그럼 “한 가지를 선택해서 집중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셨고, 놀랍게도 거기에 설득을 당했어요.

그래서 그날 이후 나의 우선순위가 뭘까 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1. 코로나 걸리지 않기
  2. 팀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하기
  3. 취업하기

이렇게 결론이 내려졌고, 지금은 제 우선순위에 맞춰 집중하며 달려가고 있어요.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거기에 맞춰 집중하니 훨씬 효율이 잘 나오는 것 같아요.

취업이 조금 늦으면 어때요. 저는 그 시간에 논 게 아니라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인데요!

남과의 비교

저에게는 참 익숙한 문구네요. 회고하거나 면담을 할 때마다 계속해서 언급하거든요.

레벨1 때는 남과 비교를 계속했었고, 그 때문에 자존감이 점점 낮아졌어요. 그래서 뻔하지만 남보다는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의식적으로 고쳐나가려고 했어요. 레벨2 때는 남과 비교를 안 하진 않았지만, 그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진 않았어요. 비교하되, 나는 나만의 길을 가자고 결론을 내렸거든요. 그렇게 제 단점이 고쳐진 줄로만 알았는데 레벨 3에 팀 프로젝트를 하니 제가 자꾸만 다른 팀원과 스스로 비교를 하고 있더라고요.

한 번은 제가 하루가 넘게 쩔쩔매던걸 다른 팀원이 2시간 만에 해결한 거예요. 문제를 해결해서 기쁘긴 한데, 그 기쁨보다는 허무함이 더 크게 느껴졌어요. 자존감이 바닥을 쳤는지 그날은 집에 가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울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가 며칠 뒤에 팀장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놨는데 팀장이 그러더라고요.

그럼 너도 다음에는 2시간 만에 할 수 있겠네!

그 말을 들으니 “왜 나는 진작에 그렇게 생각하지 못했을까?” 하면서 의욕이 샘솟더라고요. 그때의 저에게 정말 힘이 되는 말이었어요. 고마워요, 거북이 팀장

팀 프로젝트를 통해 배운 점은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팔로워쉽에 대해 배운 것 같아요. 그동안 저에게 좋은 팀원이란 잘 따르는 사람이었어요. 물론 맞는 말이지만 저도 모르게 따르는 사람 == 수긍하는 사람 이라고 생각했나 봐요.

원래 전 의견을 잘 굽히지 않고, 완전히 설득당하지 않는 이상은 끝까지 주장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남의 의견을 잘 수용하는 태도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너무 의식적으로 연습했나 봐요. ”팀원을 믿고 그 의견이 틀렸다면 다시 돌아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하니까, 결국 제 의견은 한두 번 거절당하면 굽히게 되더라고요.

지금 되돌아보면, 그냥 설득을 잘 당하고 의견을 잘 굽히는 사람이 되어있었던 거죠.

그러다가 문득 다른 팀원들을 보며 “무작정 따라가기만 하는 팀원이 좋은 팀원일까?”에 대한 고민이 됐어요. 실제로 다른 팀원들은 본인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이 반대해도, 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1시간이 됐든 2시간이 됐든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팀을 설득해요. 그러다 보면, 나머지 팀원들이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고, 더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사실 제가 팀장일 때, “어떤 팀원과 함께하고 싶나?”를 생각해보면 금방 답이 나오는 문제예요. 자기주장을 굽히고 무작정 팀장의 의견을 따르는 사람이 아닌, 팀을 잘 따르면서도 자기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설득할 줄 아는 사람이죠. 그런 팀원이 되고 싶었던 건데 조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었네요.

이제는 옳은 방향을 알았으니 다시 가봐야겠죠!

그럼, 레벨4의 당신은 누구인가요?

안녕하세요. 셀러리 서비스를 개발 중인 셀러리 컴퍼니의 또링입니다. 여전히 직책은 따로 없고요, 그냥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해내는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는

팀원 1입니다.





엘리(김예빈)의 글

팀 프로젝트가 나에게 남긴 것

10개의 최종 팀 안에 제 아이디어가 뽑힌 날, 눈앞이 깜깜했어요. 머릿속엔 “망했다, 튈까…? 아니지 그건 아니지.. 그럼 갈아엎을까?”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뽑아준 크루들에게 고맙기도 했지만 막막한 마음이 더 컸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 아이디어가 뽑힐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가벼운 마음으로 적어냈던 기획서라 가볍게 떨어질 줄 알았습니다. ㅎㅎ 그리고 곧바로 첫 번째 벽에 부딪히게 됩니다.


모두가 팀장인 팀

제가 시작한 기획인만큼 완성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었습니다. 완성도 높은 코드, 사용성 좋은 서비스, 끈끈한 팀워크, 기술적인 배움 등 여러가지가 포함되어 있었어요. 팀이 결성된 초반에 혼자 너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곧 부담이 될 찰나였어요.

잠시 옛날 이야기를 해볼게요. 우테코에 들어오기 전에는 팀 프로젝트라는 단어만 떠올리면 한숨부터 나왔어요. 대학교, 동아리 등 여러 팀 활동에서 제가 혼자 일을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팀플이 끝나고 나면 결과물은 마음에 들지 몰라도, 팀원들과 친해졌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요. 오히려 다신 보지 말자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죠.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어쩌면 저의 문제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우테코라는 기회에서는 이를 바로잡고 싶었습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팀장 없애기 였어요. 어느샌가 팀원들 모두가 저에게 팀장이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제가 부끄러워 하니까 장난치려고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모두가 팀장인 팀을 원했습니다. 여기서 팀장이란, 누군가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이 아닙니다. 주인의식을 갖고 팀에 참여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제대로 성공했습니다.

우리 팀은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달라요. 오구는 인프라 쪽에 관심이 많고, 우는 프론트엔드에 흥미를 느낍니다. 예지니어스는 처음 접하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하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코드를 만들어내고, 레베카는 모든 예외상황까지 처리해 꼼꼼하게 코딩할 줄 알아요. 그래서 협업할 때 엄청난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서로 몰랐던 것에 대한 공유도 활발하고, 서로의 장점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팀을 만나고 팀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이 변했어요. 마냥 힘들다고 느껴졌던 것이 이제는 함께 으쌰으쌰하며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라고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동안 제 멋대로 다른 사람들을 재단하고 있었나봅니다.


오늘의 아무말

제가 생각하는 저희 팀의 가장 큰 특징이자 ⭐️팀워크 효자상품⭐️입니다. 매일 데일리 회의 시간에 돌아가면서 아무 말을 하는 것인데요.

처음부터 아무 말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 문화는 팀원들의 그날그날 상태를 이야기하는 오늘 컨디션은? 에서 시작했어요. 저는 지금 팀원들과 팀 프로젝트 전까지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단 한 명도 페어를 해 본 적 없었고, 밥도 같이 먹었던 적이 손에 꼽아요. 그래서 초반에는 감정적인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친해질 수 있을까? 하는 취지로 오늘 컨디션은? 이라는 주제로 데일리 회의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매번 이런 식이었어요.


그러다보니 정말 필요한지 의문이 들었고, 폐지하려던 와중 브라운이 불씨를 살려주셨어요.

컨디션 이야기하는게 진부하면 정말 아무말이나 해보세요.


그래서 그 시간동안 정말 아무말을 합니다.

오늘: "나 오늘 당근마켓에 이거 팔려고 올려놨다?"

다음 날: "근데 잘 안팔려. 가격을 낮출까봐..."

그 다음 날: "팔렸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팀과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라도 합니다. 놀랍게도 생산성이 높아지기 시작했어요. 팀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점점 포비가 말했던 심리적 안정감을 통해 어떠한 의견도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갔습니다.

그리고 곧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게 됩니다.

매주 금요일에 있는 회고 시간에 감정 회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떤 팀에게는 감정 회고가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팀은, 특히 저에게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었습니다. 팀원들과 감정적인 교류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서 팀원들에게 제가 느낀 감정을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예지니어스가 “우리 오늘은 감정 회고 할래?” 라는 말 한마디를 시작으로 각자가 팀에서 어떤 존재였는지를 주제로 2시간동안 감정 회고를 진행했습니다. 마침 코로나 이슈가 있어 루터에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게 된 상황이었어요. 함께 근처에 있는 오구의 집에 가서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고 아주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의 회고는 아래와 같은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자세한 내용들은 도란도란 노션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날 회고에서는 팀원들에게 평생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팀원들의 장점을 직접 입 밖으로 꺼내서 말해보니 우리 팀에 얼마나 단단한 사람들만 모였는지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마무리

사실 요즘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팀 프로젝트 생각을 하면서 보내고 있어요. 그만큼 제가 우리 팀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 노력을 팀원들이 전부 알아주고, 인정해주기 때문에 더욱 의욕이 생겨요. 이렇게 된 데에는 팀원 5명 전원의 노력이 담겨있지 않나 싶습니다. 레벨 1, 2 때는 새로운 기술을 매번 접하며 기술적인 발전을 많이 했다면, 레벨 3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기, 다양한 템포의 사람들과 발을 맞춰가며 협업하기 등 팀워크 스킬이 많이 발전했다고 느낍니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

팀 프로젝트 시작 전 포비가 했던 말입니다.

우리 팀은 각자의 속도대로 함께 가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팀 속에서 팀원들과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많은 것을 알려준 팀원들에게 감사하고, 남은 일주일도 함께 잘 헤쳐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