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
안녕하세요. 테크코스교육개발팀 이원미입니다.
우아한테크코스(이하, 우테코) 2기를 맞이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마무리해야 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네요.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우테코 크루들 또한 코로나 상황에서 학습하기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텨주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크루들에게 주어진 마지막 글쓰기 주제는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입니다. 우테코 크루들이 어떤 프로그래머가 되기를 꿈꾸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프로그래머로서의 시작을 위해 이제 한 발짝 내디딘 크루들이 최종적으로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은 무엇일까요?
더욱더 단단하게 성장해 나아갈 새내기 프로그래머들의 진솔한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코일(탁형민)의 글
나는 적어도 단지 프로그래밍이 끝까지 좋았으면 좋겠다.
‘좋아해!’ 에서 ‘좋아하는 건가?’로 생각이 바뀔 때가 있었는가 ?
권태기란 보통의 연애론에서 자주 나오는 용어이다. 권태기가 왔을 때 ‘좋아해!’ 에서 ‘좋아하는 건가?’로, 느낌표가 물음표로 바뀌는 순간을 경험해본 적 있는가? 그 순간은 생각보다 처참하다. 물론 나는 연애에서 그런 경험은 없지만(?) 최근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다. 비록 그 대상은 사람이 아니고 프로그래밍이지만 말이다.
우선 전공 학부생인 관계로 여러 프로그래밍과 소개팅을 할 기회는 많았다. c언어로 ‘hello world’를 찍어봤을 때? 글자 그대로 찍히는 단순한 프로그래밍은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으므로 당연히 애프터는 거절했다. java로 채팅을 구현했을 때? 콘솔 창 속 채팅은 투박해 보였고 내 맘을 뺏기에는 여전히 부족했다. 자 그럼 내가 언제 처음으로 이상형의 프로그래밍을 만났을까? 그건 바로 내 손으로 문제를 발견해 해결하는 서비스를 만들어봤을 때였다.
이상형의 프로그래밍을 만났던 날은 이랬다. 어느 날 아버지가 간단한 영화 예매 서비스를 모바일로 이용하기 어려워하시는 것을 보았다. 그때 ‘IT 관련 서비스를 이용하시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을 위해 어르신들의 눈높이로 교육하는 어떤 것’의 필요성을 느꼈다. 물론 이 ‘어떤 것’은 아버지 옆에서 실시간으로 알려드릴 수 있는 좋은 이성 친구를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당시 상황에서 그런 맞춤형 이성을 찾기는 쉽지 않았고, 그래서 슬프지만 내가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혼자 힘으로 백 엔드부터 프런트 엔드, 디자인까지는 무리였다고 판단해 팀원을 모았다. 당시 난 백 엔드를 맡았는데 다른 분야의 팀원들과 협력하는 과정이 재미있더라. 또, 트러블 슈팅을 해가며 얻는 성취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만들어 놓은 서비스를 아버지께 소개해드렸을 때는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그 외의 수상과 상금의 달콤함은 제쳐두고. 그러니 내가 좋아하게 될 수밖에.
프로그래밍이 나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놈이었는지는 충분히 얘기했으니 왜 내가 권태감으로 이 이야기를 시작했는지를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팩트만 말하자면 아직도 난 프로그래밍이 좋다. 그러나 사실 이제 좀 지쳤다.
당신은 원피스라는 만화를 본 적이 있는가? 이 만화는 원피스라는 보물을 찾아 떠나는 루피의 모험 이야기다. 그 속에는 비비라는 캐릭터가 나온다. 비비는 루피와 함께 동경했던 모험을 하다가 여건상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게 된 캐릭터이다. 난 지난 2년간 비비였다. 많은 프로젝트를 같이 경험했던 친구들, 스터디를 같이했던 친구들, 심지어 테크 코스를 같이 했던 크루들마저 떠나가고 있다. 내가 동경했던 모험인 프로그래머로 말이다. 그리고 난 남겨졌다. 프로그래밍이 재미있는데, 같이 동경했던 모험을 떠나고 싶었는데, 같이 함께할 수 없다니 이 얼마나 절망적인가.
이제는 모험이 겁이 나는 지경이 되어간다. 이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난 아직도 프로그래밍이 좋다. 닥치는 대로 모험 신청서를 제출해보고 있다. 이 모험의 시작이 어떻게 될지, 아니, 시작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 발악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도전하고 있다. 100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고 했다. 100번도 안 찍어보고 이런 소리 하는 게 가당찮은가. 100번은 찍어봐야겠다.
그럼 결론으로 돌아와서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으로 돌아와 보자.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냐?’는 부류의 질문에 항상 ‘적어도’로 시작하곤 한다. ‘뭐가 되고 싶어요’ 보다는 ‘적어도’ 뭔가를 지켜내는 사람이 달성하기 쉽기 때문이다. 목표는 단순할수록 명확해진다. 즉, 하한선을 정하는 것이 더 실현하기 쉽다. 나는 적어도 단지 프로그래밍이 끝까지 좋았으면 좋겠다. 평생 권태감 없이 프로그래밍하고 싶다. 그게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의 삶이 아닌가 싶다. 최근 권태감에 몸부림치고 있지만 언제나 그랬듯 나는 즐거움을 되찾아낼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언제나 즐거운 프로그래머이길 간절하게 빈다.
글을 쓰기 전에는 항상 내 앞에 마주 앉은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해 주는 것이라고 상상해라.
그리고 그 사람이 지루해 자리를 뜨지 않도록 설명해라. - 제임스 패터슨
인상 깊었던 윗글에 영향을 받아 이야기하듯 얘기해봤습니다. 반말에 혹여 기분이 나쁘셨다면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스티치(이준영)의 글
목표가 없는 삶
제가 요즘 들어서 정말 공감이 되는 말이 있어요. 어떤 말인지 알려드리기 전에 그렇게 생각한 이유부터 말해볼게요. (사실 일부러 두괄식으로 말하지 않는 거예요. 면접 준비하면서 두괄식에 질려버렸거든요…)
이동욱 개발자 님의 인터뷰에서는 ‘목표라는 것은 내가 경험한 범위 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유재석 님도 ‘나는 목표가 없어. 그냥 하루하루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라고 말씀하시고요.
목표가 없다니, 처음엔 이해되지 않았어요. 사회에서는 목표를 가지지 않는 사람을 철부지라 생각하니깐요. 그냥 철없이 시간을 보내는 느낌?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차근차근 이뤄나가는 삶은 너무나 멋져 보였어요.
그런데 웬걸, 본인의 자리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는 저분들은 목표가 없데요. 그런데 목표가 없다는 말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었어요. 목표 없이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저분들의 삶의 기준이더라고요.
네, 제가 요즘 공감되는 말은 ‘목표가 없이 살아가는 것’이에요.
우테코를 하다가 가끔 번아웃이 오는 시기가 있어요. 저도 이를 피하진 못했죠. 공부도 잘 안되고, 공부가 아니더라도 다른 것도 하기 싫었어요. 시간이 지나니 해결은 됐어요. 저의 일상도 돌아왔고요.
내가 왜 번아웃에 빠졌는지 고민을 해봤어요. 저는 모르는 것도 알 때까지 찾아보고 하나에 꽂히면 다른 크루들을 돌아다니면서 정답을 찾아다녔어요.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문제를 해결 못 하는 순간들이 생겨났던 것 같아요. 하루하루 공부할 양을 지키지 못한 순간들도 생기고요. 그에 따라 나의 하루가 제대로 완성되지 못함에 실망감도 생기고요. 난 하루의 최선을 다했지만, 단순히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나의 하루가 부정되는 기분?
그래서 지금은 목표를 바꿨어요. 아니 목표가 없는 삶으로 삶의 목표를 바꿨어요. 참 말장난이죠? :)
나의 하루는 나의 최선으로 평가할래요. 아니 꼭 모든 순간에 평가가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냥 내가 알도록, 스스로 실망하지 않을 만큼만 최선을 다하려고요. 그래야 후회가 없지 않을까요?
후회가 없는 삶
앞선 이야기가 스포일러가 되어버렸네요. 맞아요. 두 번째 목표는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이에요.
나의 삶에서 언제 가장 만족스러웠는지를 생각해보면 지금이 아닐까 싶어요. 하루하루 후회 없이 살아가고 있거든요… 사실 후회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러나 그런 순간들도 있어야지 조금은 사람다운 삶이죠 :)
딱 지금으로부터 1년 전쯤일까요? 저도 저의 인생에 남을 정말 큰 후회를 할 뻔 했어요. 우테코를 할까 말까 고민했거든요. 현실에 대한 타협과 개발자라는 새로운 도전 사이에서 고민했어요. 그때 저의 선택 덕분에 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후회 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살까 말까 할 때는 사라’라는 명언 아시죠? 저는 할까 말까 할 때는 하고 나서 후회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해요. 이전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개발자로 살아가다 보면 많은 어려움을 마주하겠죠? 개발자가 아닌 인생에서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이런 순간들을 내가 모두 잘 해결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만약 해결하지 못한다면 누구는 실패했다고 생각하겠죠?
성공과 실패는 정말 주관적인 판단이에요. 만약에 남이 정한 기준으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한다면 저의 인생은 실패로 가득 찰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 기준을 남이 정한 기준이 아닌 제가 정한 기준으로 가져가려고요. 저는 이 기준을 후회로 정할 거에요. 나의 하루를 최선을 다했다면, 내가 마주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저는 후회하지 않을 거에요. 그렇다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이는 실패가 아닌 성공이겠죠. 이로 인해 저는 더 단단해지고 노련해질 거니까요.
마지막이 없는 삶
마지막은 ‘마지막이 없이 살아가는 것’이에요. 어쩌다 보니 여기도 말장난이 되어버렸네요.
올 한해, 저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우테코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가네요. 마지막은 언제나 슬픈 것 같아요. 공허하기도 하고요. 제가 이전 레벨 3에 쓴 글의 마지막에서 이런 시를 소개했었어요.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난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이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데 그게 끝일 수도 있다.
<황경신, 그때가 가장 슬프다 중에서>
레벨 3, ‘팀 프로젝트가 나에게 남긴 것’에서 참조했어요.
이번 글의 마지막도 이 시로 마무리하게 되네요. 하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마무리를 해보려고 해요.
우테코는 끝이 나겠죠. 이게 마지막이라고 생각은 안 해요. 여러분과 다시 또 마주할 것이고 그 속에서 새로운 시작도 하겠죠? 개발자들 사이에서 ‘지금 내가 작성한 코드는 미래의 레거시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이 지금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방금 작성한 코드도 미래에 리팩토링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 될 거예요. (이 정도면 잘 가져다 붙인 거겠죠?)
오늘의 헤어질 때의 안녕이 내일 아침에 만남의 안녕으로 이어지듯, 저의 삶에서도 마지막이 없는 그런 삶을 살아보려고요. 여러분들과의 마지막도 우테코 동료가 아닌 개발자 동료라는 새로운 시작으로 생각할 거에요.
제가 말이 많다 보니 또 글이 길어졌네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을 적으라고 했는데 결국 저의 삶에 대한 글이 되었어요. 삶에 구분을 짓는다는 것이 어디 종이에 선을 긋듯 쉬운 일인가요? 이런 삶의 가치를 지니며 더 멋진 개발자로 성장하도록 할게요. 여러분도 각자가 가지는 삶의 가치를 가슴속에 품고 살아가길 희망하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다들 수고 많았어요, 모두가 원하는 개발자가 되길 응원할게요 :)
예지니어스(안예지)의 글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
안녕 예지! 여기는 지금 우아한테크코스 수료를 한 달 정도 남긴 2020년의 10월이야.
자고 일어나니까 첫 문장부터 오글거리지만 언젠가 이 글을 찾을 널 위해 쭉 이어 써 내려 가보기로 해 ㅎㅎ (고맙지?)
너는 2020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사회에 나가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운 좋게 우테코에 합격해서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기회를 가졌잖아.
그래서 지금 이 시점에서는 올해를 ‘내가 앞으로 개발자로 살아갈 날들을 위한 준비 시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당연하게도 우테코에 몸을 담근 기간 동안 내가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꿈꿀 수 있던 시간이 무수히 많았었어.
공부를 하다가 문득,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문득, 옆에 크루들을 지켜보다가 문득, 책을 읽다가 문득, 코치님들과 포비의 말을 듣다가 문득…
이곳에서의 소중한 깨달음들과 소중한 다짐들을 네가 잊지 않고 있길 바라지만,
혹시 그 마음들이 조금이라도 바래져 있을까봐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어.
상기시키기 위한 말 혹은 당부의 말 몇 마디 적을게.
우선은 ‘소프트웨어 장인’이 되도록 늘 노력하고 있길 바라.
‘소프트웨어 장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을 땐 ‘장인’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거창하다고 생각했는데,
우테코에서 배우는 시간 동안 프로그래머도 충분히 ‘장인’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장인이 되는 건 온전히 너의 마음가짐에 달렸을 거야.
좋은 개발에 대한 욕심과 의지를 갖자.
단순히 주어진 할 일을 끝냈다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수준 높은 결과물을 내려고 노력하고, 너만의 개발 철학을 가지려고 노력해.
프로그래밍 역량뿐 아니라 업무를 다양한 방면에서 장악하고 있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어 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하자.
그러려면 일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도 중요할 거야. 얼마 전에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말이 있지.
현재 나에게 무엇을 투자했느냐가 미래의 나를 결정한다고. 습득한 지식이나 능력은 복리로 이자가 붙기 때문에 차이는 점점 커질 거라고.
잊지 않고 바지런히 매일매일의 전문성을 쌓아나가며 성장하길 바라. 학습도 좋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좋겠다.
개발자로서 자부심을 느끼며 주도적으로 일을 해나간다면 훨씬 자유롭고 만족스럽게 일을 할 수 있을 거야.
제이슨이 공유해준 피어 리뷰 문서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네. 혹시 잘 기억이 안 난다면 다시 읽어봐도 좋을 거야.
함께 일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노력도 잊지 않고 있겠지?
함께 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크게 두 가지 방면에서 노력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첫 번째는 기술적으로 함께 성장하는 것에 대한 부분이야.
우테코에 와서 ‘함께 자라기’의 장점과 중요성을 많이 느꼈지?
같이 공부하면서 서로 동기부여가 되어주기도 하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가 채워주며 역량이 같이 향상될 수도 있고..
우테코에서 그랬듯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아.
사람들과 함께 스터디를 하거나, 여러 창구로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려는 노력을 들이면 좋겠어.
너도 네가 알고 있는 부분들로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뭐든 간에 어떤 방식으로든 많이 공유하려고 노력하자! 새롭게 알게 된 점이나 답이 나오지 않는 부분이나..
그러려면 설명도 잘해야 될 거야! 명확하고 쉽게 설명하기 위한 연습도 하면 좋겠네.
두 번째는 사람들과의 관계 자체야.
우테코에 있으면서 감사하게도 많은 사람들에게 ‘함께 해서 일을 편안하고 즐겁게 할 수 있었다’라는 평을 들었어.
피드백에 관해 생각하다가 짧게 메모를 남겼었어.
여기에 덧붙여 일할 때 남들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
팀을 뛰어나게 만드는 압도적인 변수는 ‘심리적 안전감’이고, 신뢰 자산이 높은 조직은 효율과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하네.
사람들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다면 팀의 분위기도 좋아지고, 다 같이 일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거야.
‘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라는 말 정말 맞는 말 같아!
마지막으로는 너의 일을 즐기고 있으면 좋겠어.
처음 파이썬으로 별을 찍고 뿌듯해하던 날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네. 첫 컴공 수업들 들으며 즐거움에 눈이 반짝이던 날들도.
그리고 좋은 개발자가 되고 싶다는 간절함 하나로 우테코에 지원해서 10개월 성장의 시간도 보냈어.
그 시절들을 잊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것에 항상 감사하며 일을 즐기고 있으면 좋겠다.
일을 즐기는 것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
민석이 오빠가 그랬잖아 자기는 우쿨렐레를 일로 대하지 않으려고 항상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고 즐기려고 한다고.
일을 하다 보면 무슨 일이든 무뎌지고 초심을 잃는 순간이 올 텐데, 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다잡자.
마음먹기에 따라 무엇이든 의미를 찾아내고 재미를 찾아내고 즐길 수 있는 것 같아.
즐거움이 네가 일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거야.
결국은 행복한 게 제일 중요하잖아!ㅎㅎ 제일 중요한 걸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삶은 여정이라고 하지?
업무적인 일이든 업무 외적인 일이든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일이라도 항상 최선을 다하며 순간순간을 후회없이 살고 있길 바라.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면 결국에는 너한테 좋은 결과로 돌아올 거야.
그리고 방금 말한 모든 것들을 지키기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운동하면서 건강 챙기는 것도 잊지 말구 (!!!)
쓰다 보니까 이런 많은 깨달음들을 얻게 해 준 우테코에도 고마워진당 ㅎㅎ
글을 읽으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을 포비나 코치님들, 크루들한테도 한 번씩 연락해봐.
그곳에서 개발자로 일하는 너도 눈이 반짝반짝거리길 바라며.. 그럼 이만 줄일게!
쿨라임(오현지)의 글
내가 꿈꾸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삶
지금으로부터 1년하고도 4개월 전 정도였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는 설렘과 두려움을 안은 채 ‘Java의 정석’이란 책을 막 펼치기 시작한 것이. 그때는 ‘왜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라는 질문에 어설프게나마 대답을 할 수 있었다. 그럼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는? 글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일이 없었다. 아마 그때의 나라면 이렇게 답하지 않았을까? 주어진 개발 업무를 잘 해내고…프로그램에 열정과 애정을 쏟을 줄 알고…동료들과 원만한 개발자가 되면 좋겠네요. 이 정도면 100점짜리는 아닐지언정 0점도 아닌, 그럭저럭 무난한 답변이라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어떤 대답을 할거냐고?
잘 쓰고, 읽고, 말하고, 듣자
우아한 테크코스를 수료하면서 깨달았다. ‘개발’은 여러 형태의 의사소통이 끊임없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루터 회관에 드나들기 전까지는 개발이 단순히 자판기 같은 일이라고 여겼다. 자판기에 달린 ‘포카리 스웨트’ 버튼을 눌렀을 때 ‘포카리 스웨트’라 적힌 캔이 잘 나오면 그만이지, 그 외에 크게 중요한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 몰랐다. 그 포카리 스웨트를 뽑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의사소통이 필요한지. 나아가 어떤 의사소통을 했는지에 따라 자판기의 겉모양과 내부 구조, 성능부터 팔 수 있는 품목까지 천차만별이 된다는 것도 말이다. 그래서 잘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우선 다른 개발자뿐만 아니라 먼 훗날 스스로가 봤을 때도 이해하기 쉬운 코드를 쓰고 있기를 바란다. 적절한 표현과 설득력 있는 짜임새로 이해하기 쉬운, 즉 의도를 잘 드러내는 코드가 좋은 코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코드를 잘 만드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만약 그렇게 잘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좋은 코드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만큼은 잃지 않았으면 한다.
타인의 코드도 집중해서 읽고 있기를 바란다. 팀 프로젝트로 코드 리뷰를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이 작성한 코드를 잘 읽기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시에 다른 개발자의 코드를 통해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서로 성장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 바쁜 상황에 놓이더라도 다른 사람의 코드 읽기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불어 잘 정리된 생각을 바탕으로 말하고 있기를 바란다. 개발에 관련된 질문을 던지거나 의견을 말할 때, 나 자신조차 “그래서 뭘 묻고 / 말하고 싶은 거야?”라고 궁금할 정도로 횡설수설할 때가 많았다. 당연히 그럴 때마다 질문에 알맞은 대답도, 의견에 필요한 피드백도 얻기 힘들었다. 사실 지금도 최대한 논리정연하게 묻고, 말하기 위해 노력하고는 있는데 쉽지 않다. 그래도 꾸준히 연습하다 보면 머지않아 머릿속의 생각들을 지금보다 더욱 능숙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듣고 있기를 바란다. 미션 코드를 봐주셨던 리뷰어님들처럼 말이다. 개발이란 분야에서 지식도 경험도 훨씬 많은 분들이 내 의견을 물어보거나 들어 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또 감사했다. 나보다 경력이 길으니 무조건 옳을 것이다, 혹은 경력이 짧으니 틀렸을 것이라는 편견이 눈과 귀를 가리지 않도록 경계하자. 어떤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함께 고민할 줄 아는 개발자가 되었으면 한다.
즐거움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내자
한때는 맡겨진 업무만 잘 처리하면 그만이라 여기고 살았다. 일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건 한가한 소리처럼 들렸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지쳐 버려서 꼼짝할 수가 없었다. 그 상태가 싫었음에도 벗어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돌이켜 보건대 그때는 삶에 즐거움이란 영역보다 의무감이 차지하는 영역이 압도적으로 컸기 때문에 힘겨웠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즐겁게 사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 아무리 개발자로서 잘 쓰고, 읽고, 말하고, 듣는다 한들 사는 재미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결국에는 내 삶이 건강해야 좋은 개발자가 될 수 있다. 기왕이면 개발이라는 행위 자체에서 즐거움을 많이 찾아냈으면 좋겠다. 만일 그게 잘 안되면 개발이 아닌 것에서라도 좋다. 즐거움이 오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찾아 나서자. 그렇게 내 인생을 아끼고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 가기를 소망해 본다.